바츨라프 하벨(Václav Havel)은 체코슬로바키아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체코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으로서 체코의 40여년 공산주의 체제를 평화적으로 무너뜨린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인 인물이며, 서거 이듬해인 2012년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국제공항 명칭을 그의 이름인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으로 바꿀만큼 국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인물입니다.
하벨 벤치(Havel’s Place)는 “바츨라프 하벨(Václav Havel)”에게 헌정된 공공 예술 프로젝트입니다. 이 조형물은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열린 대화의 상징적인 장소로, 하벨의 중요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벨 벤치(Havel's Place)에 대한 아이디어는 주미 체코 대사인 페트르 간달로비치(Petr Gandalovič)가 제안하였습니다. 그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보렉 시펙(Bořek Šípek)을 초청하여 하벨과 그의 민주적 견해를 대변하는 공공 예술 작품을 제작하도록 하였습니다.
보렉 시펙은 "민주주의 토론"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고안했는데, 체코의 국수인 린덴 나무를 가운데 두고 원형 테이블 주위에 두 개의 금속 정원 의자를 배치한 형태입니다. 그는 이를 "민주주의 회담(Democracy Talks)"이라 명명하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만나 민주적 대화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습니다.
▲ 조지타운대학교, 워싱턴D.C, 미국, 2013. 10. 2. 설치
하벨 벤치는 원형 테이블 주위에 두 개의 정원 의자로 구성됩니다. 이 테이블은 민주적 대화를 상징하며, 사람들 간의 자유로운 토론을 촉진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테이블의 중앙을 관통하는 나무는 대화와 자연의 연결을 나타내는 상징적 요소입니다.
테이블 가장자리에는 “진실과 사랑은 거짓과 증오를 이긴다(Truth and love must prevail over lies and hatred)”라는 하벨의 명언이 새겨져 있으며 하벨이 강조한 민주주의와 인간애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 얀 후스 공원, 차코비체, 체코공화국, 2021. 10. 5. 설치
2024년 10월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원전 사업 수주를 앞두고, 한국에도 양국 우호협력의 상징인 “바츨라프 하벨 벤치”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하벨 재단은 여러 후보지 중 세대를 아우르는 양재천의 열린 매력을 높이 평가해 이곳을 최종 대상지로 결정했습니다. 2025년 4월 “서초구와 주한체코공화국대사관 간 바츨라프 하벨 벤치 조성 및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으며,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게 린덴나무 대신 복자기나무(단양군 기증)를 식재하였습니다. 2025년 5월 체코에서 제작된 하벨 벤치를 서초구 양재천에 설치하여 개장식을 개최하였습니다.
▲ 하벨 벤치 조성 및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식, 서초구청, 2025. 4. 1
하벨 벤치는 2013년 10월 2일, 워싱턴 DC의 조지타운 대학교 부지에 최초로 설치되었습니다. 이후 여러 도시에서 하벨 벤치가 설치되었으며, 아일랜드 더블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체코 프라하, 이탈리아 베니스 등지에서 공개되었습니다. 하벨의 벤치는 민주적 가치와 인권과 자유의 상징으로, 체코 공화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하벨의 유산을 기리기 위한 중요한 공공 예술 프로젝트로 자리잡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19개국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25년 5월 서초구 양재천에 국내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 양재천, 서초구, 대한민국, 2025. 5.